나도 갈매기?



(사진 넘 큰가? ㅋㅋ 아.. 수정 귀찮타 고마)

그렇다. 나도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적이 있었다.

바야흐로 1992년
(전적으로 기억에 의존해서 끄적거리는 거니까 오류 발생 가능성 높음드)

자이언츠는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여, 한국시리즈에서 이글스와 대결하게 되었던 거시었다.
오옷- 우찌 이런 일이! 나도 부산 사람 아이가! 자이언츠를 응원해야 안되겠나 -

나, 비록 여자 초딩이었음에도, 프로야구 원년부터 야구를 보아오지 않았던가
소년 중앙.. 뭐 이런 잡지에서 이만수, 김봉연의 홈런 레이스 기사를 오려모으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부산 어린이였던 나는 라이온스 팬이었다는 거다 -_- (순전히 이만수 때문에)
초딩 시절 사직 구장에 갔을 때, 울부짖는 3만 관중 사이에서, 라이온스를 응원했다. (물론 마음 속으로;;)

그러다가 이만수 선수에 대한 사랑의 열기가 식으며, 자연즈럽게 자이언츠로 방향을 틀기 시작
1992년, 혜성같이 나타난 염종석 선수를 보며 흐뭇해 했지

아! 지금도 1992년의 가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때, 난 서울에서 혼자 자취 중이었지.
부산에 있었으면 가족들과 둘러앉아 함께 격렬한 응원을 보내며 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을텐데 (흑~)
외로움을 달래볼 요량으로 경기 전, 왕뚜껑 라면을 하나 사다가 먹으면서 관전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난 1년 내내 라면을 안 먹다가 야구 포스트 시즌에는 줄창 라면을 먹는 습성이 있었다)

슈퍼에 가서 왕뚜껑을 사들고 오다가 시계를 보니,
'아뿔사! 이러다 경기 시작을 놓치겠군!' 하면서 뛰려는 순간,
돌부리에 걸려 "오지게" 넘어졌다.

어찌나 심하게 넘어졌는지, 가슴을 땅바닥에 세게 부딪혀, 한동안 숨도 못 쉬고 나뒹구러져 있었다.
'급소를 맞아 죽는 게 이런 거구나....'
잠시 후, 정신이 들어 왕뚜껑 수습
용기가 처참히 깨져 안타까운..
그래도 집에 와서 대충 끓여 먹었다.

그 해, 롯데는 거짓말 같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를 먹은 염종석 선수는 시상식에서,
"염종석 선수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네? 육고기 좋아합니다. 돈까스예" 라는 멋진 대답을 남겼다.

좀 어이가 없는 건,
1992년, 롯데 한국 시리즈 우승에 그토록 열광을 해놓고도,
그 다음해 부터는 이글스의 정민철 투수에게 뿅 가서 배반, 배신을 때렸다는 ㅋ

이후, 정민철 선수에 대한 열기가 식을 만,,, 하니까
2006년!!!!!
혜성처럼 등장한 괴물 류현진 투수!!!!!!

그 이후로 류현진에 미쳐 살고 있다 ;;

아~ 정녕 난 자이언츠 팬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인가

머야...
근데 씹닥거리다 보니까, 영화 카테고리에 글 쓰면서 야구 이야기만 하고 있잖아;;

솔직히 이 영화 '나는 갈매기'가 땡기면서도 막상 보러 가자니 왠지 모를 슬픔에 휩싸였다.
올해는 이글스가 처음으로 꼴지바리를 한 해잖아 ㅜㅜ
송회장님도 은퇴하시고, 미남 정민철 선수도 은퇴하고 ㅜㅜ

그래도 부산 사람 아인가배
야구팬 아인가배
기나긴 겨울 오기 전에 가을 야구 함 즐겨주야 될 거 아인가배
하면서 보러 갔다

홍대 롯데 시네마에서 봤는데, 내 장담컨대, 보러 온 사람 99퍼센트 부산 출신, (1퍼센트는 부산 출신 남친을 둔 여인 또는 부산 출신 여친을 둔 남친 ㅋㅋ)

서울 한복판의 껌껌한 극장 안에서 듣는 걸걸한 부산 사투리의 황홀함 ㅋㅋㅋㅋ

암전이 되고 영화가 마악 시작하려는데, 뒷줄에서 들리는 소리
"아~~ 설레인다"
아! 느므 귀엽지 않나 ㅋ
영화 속, 사직 구장에서 다정하게 응원하는 두 남정네와의 인터뷰,
"아~ 저희요? 저희 모르는 사이에요. 오늘 여기서 처음 만났어요."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겠지? ㅎㅎ

우리 현진이 기사에 뜬금없이 '민한신 짱' '조정훈이 진정 닥터K' 이런 댓글들 보면 약간 짱나다가도,
사직 구장에서 열광하는 야구팬들이나,
"어제 이 길로 갔더니 자이언츠가 이겼다"며 다음날 굳이 먼 길로 돌아가는 아저씨,
"내사 마 야구가 지면 밤에 잠이 안 온다"며 관전을 거부하시는 울 아버지를 볼 때,
막 귀여운 거 보면,

나도 갈매기?

PS
그래도 올해 우승은 타이거즈가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자이언츠든 베어스든 와이번스는 꺾어주었으면...





by elvis girl | 2009/09/29 14:35 | 영화 movi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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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ris at 2009/09/29 15:07
아즘아.. 자꾸 잠적하면 나중엔 안놀아준다.
Commented by elvis girl at 2009/09/29 15:12
조"울"증에 약간의 아고라 포비아까지 겸비하게 생겼음드
Commented by Kris at 2009/09/29 15:09
근데 이거 재밌드나? 나는 갈매기 이긴 한데 야구에 관심 끊은지 오래라..
뭐든 오래는 못좋아하는;;
Commented by elvis girl at 2009/09/29 15:13
부산 사람이면 무조건 좋아한다. 근데 막판에 좀 힘이 빠진다.
Commented by akaak at 2009/09/30 07:28
어제 잠실에서 롯데 응원 쎄빠지게 하고 왔드니
꿈꿨다.
내 생일이었는데 로닌에서 부산갈매기 부르다가 항의받는 꿈...
항의받은 파트만 빼면 현실과 동일 -_-;;
아무튼 어제 넘 멋졌스
Commented by elvis girl at 2009/09/30 11:37
맞다. 그러고 보니 니 생일 때, 거기서 우리 모두 부산 갈매기를 합창했었구나 ㅋㅋ 어디가서나 '포띠'내는 부산 사람들 ㅋ 그 짓 또 하고 싶네이
Commented by 그냥W at 2009/09/30 12:18
송지현! 어제같은날 내쫌 데리고 잠실가면 덧니 나냐? ㅠㅠ
1992년 염종석 '돈까스예~'파트에서 넘어감...깔깔깔깔
올해 우승함 해야하지않겠십니까~갈매기 날다!!!!
Commented by akaak at 2009/09/30 17:48
나도 남의 회사에 껴서 한자리 얻은 것이야..-_-;;

1992년 골든글러브라면 송진우가 다승과 구원을 동시 석권한 전대미문의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삽질을 하였다는 이유로 염종석에게 상을 빼앗겨 버려서 나를 광분의 상태로 몰고 간 그 골든글러브지.

그래서인지 '육고기예'라고 하는 염선수의 입을 꿰매 버리고 싶었다규!
Commented by elvis girl at 2009/09/30 21:37
그럼 1루쪽에서 본 거가? 난 그러면 성질나서 쓰러지는데 ㅋㅋㅋ 3루쪽에서 1루쪽 응원석을 쳐다만 봐도 피가 거꾸로 솟는데 ㅋ 사직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런 심정 모를끼야
Commented by 돈까스 at 2010/04/29 02:26
오!!! 돈까스 기억하시는 분 계셨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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